재미있는 화장실 이야기
친수공간 자랑할땐 언제고…, 한달만에 시민품 떠나는 제주외항( 2011/11/09)
- 작성일2012/11/13 14:10
- 조회 1,190
해당 글의 작성 날짜 : 2011/11/09 14:56:55
“제주 르네상스 시대 열었다”, “10년 대역사 제주외항 준공”, “크루즈 관광시대 개막”….
지난달 5일 제주외항 개장 소식을 알린 언론기사 제목들이다. 그러나 이렇게 요란한 개장식을 치룬 \'국제자유도시\' 제주의 관문, ‘제주외항’이 당국의 관리 소홀과 시민의식 실종으로 벌써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개방 중인 외항 방파제에는 하루에도 수백명의 시민과 낚시꾼,관광객들이 찾고 있음에도 화장실 시설이 단 한곳도 없어 곳곳에서 노상방뇨 등 무질서가 판치는 등 ‘제주 관문’의 인상을 크게 흐리게 하고 있다.
# 개장 한달만에 벌써부터 이래서야…, 쓰레기·대소변 등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착공해 총 3463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제주외항은 서방파제 1425m, 동방파제 390m 규모로, 8만톤급 크루즈 부두 1선석과 2만톤급 여객선 및 화물선 1선석으로 조성됐다.
또한 서방파제는 육지쪽 440미터 구간을 엠보싱 구조로 만들어 파랑의 영향을 최소화시켰고, 이어지는 60미터 구간에는 항내 수질오염을 막기 위해 국내에선 처음으로 ‘해수교환 케이슨 공법’을 도입해 방파제 안쪽으로 해수가 유통되도록 함은 물론, 925미터 구간에는 파력 분산효과가 뛰어난 곡면 슬리트 케이슨을 국내 최초로 설치했다는 것이 도의 설명이다.
동방파제 역시 파랑을 줄이는 와류형과 소파블록형 케이슨이 설치됐고, 동방파제 호안 배후에 부지가 들어서는 점을 고려해 월파를 막는 이중곡면 반파공 경사제를 적용해 항내 안전성을 높이는 등 최신 공법이 총집결돼 주목받기도 했다.
특히 제주도는 제주외항에 친환경 특수공법에 의한 다양한 친수공간을 만들어 도민의 여가생활과 관광수요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식 국제여객터미널 건립과 관광객 및 지역주민들의 편의제공을 위해 1만3400여평 규모의 친수공원, 일반화물 부두 1선석 등을 총 사업비 650억원을 들여, 오는 2013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 화장실도 하나 없으면서 무슨 친수공간?
그러나 10년 대역사(大役事) 끝에, ‘친환경’이니 ‘친수공간’이니 하는 가능한 모든 수식어를 죄다 동원한 제주외항이 개장식 이후에도 ‘친환경’이나 ‘친수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대소변 용변과 쓰레기가 판을 친다”는 시민제보로 가 지난 7~8일 현장 취재한 결과 제주외항 곳곳에 쓰레기는 물론 노상방뇨의 흔적이 쉽게 눈에 띄었다. 대소변 용변이 아무 곳에서나 이뤄지고 있었다. 제보는 사실이었다.
취재 당시 동·서방파제와 용두교 위 등 제주외항에는 많은 낚시꾼들과 산책 나온 시민, 여객선 카훼리를 이용하는 일부 관광객 등 족히 100여명 이상이 눈에 띄었다. 곳곳서 쉽게 눈에 띄는 방뇨 흔적을 그저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소행으로 몰아붙여야 할 지 의문이 생겼다.
오히려 방뇨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 그 드넓은 공간에서 화장실을 찾을 수 없어 헤맸을 그 ‘다급한’ 상황을 상상하니 되레 안쓰럽기까지 했다.
낚시꾼 Y씨 부부는 “방파제를 따라 산책코스도 잘 만들었고, 방파제 곳곳에 시민들 쉬어가라고 벤치도 여러 곳에 만들어놨는데, 이 엄청난 공간에 화장실이 없는 게 제일 큰 문제”라 말했고, 부인 K씨도 “요즘은 부부끼리 낚시나 산책 나온 사람들이 제법 많다. 그래도 남자들은 숨어서 소변도 보지만 여자들은…”이라며 말을 줄였다.
카훼리 여객선을 기다리다 시간이 남아 구경 왔다는 관광객 J씨(목포시) 일행은 “바다도 좋고 방파제도 잘 해놨는데 걷다 보니 대소변 흔적이 여기저기 보여 제주관광을 마치고 돌아가면서 제주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그 순간에도 한 낚시꾼이 한쪽 귀퉁이에서 소변보는 모습이 보였다.
제주도 관계자는 “아직 제주외항은 미완의 준공이다. 방파제와 항만시설만 갖췄을 뿐 주변 1만3400여평의 나대지에 친수공원 조성이 마무리 돼야 완전한 준공”이라며 “현재 친수공간 조성을 위한 용역이 추진 중이므로 향후 공원 조성 과정에서 화장실, 주차장 시설도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화장실’ 필요성에 대해선,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현재 방파제에 화장실을 시설할 순 없고, 방파제 출입도 원칙적으로 개방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관리문제와 안전문제가 있는 만큼 용두교 입구를 이달 중순께부터 출입 통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단 출입을 막으면 쓰레기나 대소변 노상방뇨 행위가 일거에 해결된다는 뜻이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제주외항이다.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친수공간이라며 방파제 곳곳에 설치한 벤치 등도 방파제가 통제되면 무용지물이다. 관리 문제를 이유로 ‘통제’부터 생각하는 행정의 발상이 아쉬운 순간이다. 공원조성이 완료되는 2013년 전까지라도 임시화장실 등을 설치하고 청소 인력을 고정 배치할 순 없는지, 유연한 행정의 사고(思考)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5일 제주외항 개장 소식을 알린 언론기사 제목들이다. 그러나 이렇게 요란한 개장식을 치룬 \'국제자유도시\' 제주의 관문, ‘제주외항’이 당국의 관리 소홀과 시민의식 실종으로 벌써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개방 중인 외항 방파제에는 하루에도 수백명의 시민과 낚시꾼,관광객들이 찾고 있음에도 화장실 시설이 단 한곳도 없어 곳곳에서 노상방뇨 등 무질서가 판치는 등 ‘제주 관문’의 인상을 크게 흐리게 하고 있다.
# 개장 한달만에 벌써부터 이래서야…, 쓰레기·대소변 등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착공해 총 3463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제주외항은 서방파제 1425m, 동방파제 390m 규모로, 8만톤급 크루즈 부두 1선석과 2만톤급 여객선 및 화물선 1선석으로 조성됐다.
또한 서방파제는 육지쪽 440미터 구간을 엠보싱 구조로 만들어 파랑의 영향을 최소화시켰고, 이어지는 60미터 구간에는 항내 수질오염을 막기 위해 국내에선 처음으로 ‘해수교환 케이슨 공법’을 도입해 방파제 안쪽으로 해수가 유통되도록 함은 물론, 925미터 구간에는 파력 분산효과가 뛰어난 곡면 슬리트 케이슨을 국내 최초로 설치했다는 것이 도의 설명이다.
동방파제 역시 파랑을 줄이는 와류형과 소파블록형 케이슨이 설치됐고, 동방파제 호안 배후에 부지가 들어서는 점을 고려해 월파를 막는 이중곡면 반파공 경사제를 적용해 항내 안전성을 높이는 등 최신 공법이 총집결돼 주목받기도 했다.
특히 제주도는 제주외항에 친환경 특수공법에 의한 다양한 친수공간을 만들어 도민의 여가생활과 관광수요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식 국제여객터미널 건립과 관광객 및 지역주민들의 편의제공을 위해 1만3400여평 규모의 친수공원, 일반화물 부두 1선석 등을 총 사업비 650억원을 들여, 오는 2013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 화장실도 하나 없으면서 무슨 친수공간?
그러나 10년 대역사(大役事) 끝에, ‘친환경’이니 ‘친수공간’이니 하는 가능한 모든 수식어를 죄다 동원한 제주외항이 개장식 이후에도 ‘친환경’이나 ‘친수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대소변 용변과 쓰레기가 판을 친다”는 시민제보로 가 지난 7~8일 현장 취재한 결과 제주외항 곳곳에 쓰레기는 물론 노상방뇨의 흔적이 쉽게 눈에 띄었다. 대소변 용변이 아무 곳에서나 이뤄지고 있었다. 제보는 사실이었다.
취재 당시 동·서방파제와 용두교 위 등 제주외항에는 많은 낚시꾼들과 산책 나온 시민, 여객선 카훼리를 이용하는 일부 관광객 등 족히 100여명 이상이 눈에 띄었다. 곳곳서 쉽게 눈에 띄는 방뇨 흔적을 그저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소행으로 몰아붙여야 할 지 의문이 생겼다.
오히려 방뇨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 그 드넓은 공간에서 화장실을 찾을 수 없어 헤맸을 그 ‘다급한’ 상황을 상상하니 되레 안쓰럽기까지 했다.
낚시꾼 Y씨 부부는 “방파제를 따라 산책코스도 잘 만들었고, 방파제 곳곳에 시민들 쉬어가라고 벤치도 여러 곳에 만들어놨는데, 이 엄청난 공간에 화장실이 없는 게 제일 큰 문제”라 말했고, 부인 K씨도 “요즘은 부부끼리 낚시나 산책 나온 사람들이 제법 많다. 그래도 남자들은 숨어서 소변도 보지만 여자들은…”이라며 말을 줄였다.
카훼리 여객선을 기다리다 시간이 남아 구경 왔다는 관광객 J씨(목포시) 일행은 “바다도 좋고 방파제도 잘 해놨는데 걷다 보니 대소변 흔적이 여기저기 보여 제주관광을 마치고 돌아가면서 제주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그 순간에도 한 낚시꾼이 한쪽 귀퉁이에서 소변보는 모습이 보였다.
제주도 관계자는 “아직 제주외항은 미완의 준공이다. 방파제와 항만시설만 갖췄을 뿐 주변 1만3400여평의 나대지에 친수공원 조성이 마무리 돼야 완전한 준공”이라며 “현재 친수공간 조성을 위한 용역이 추진 중이므로 향후 공원 조성 과정에서 화장실, 주차장 시설도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화장실’ 필요성에 대해선,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현재 방파제에 화장실을 시설할 순 없고, 방파제 출입도 원칙적으로 개방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관리문제와 안전문제가 있는 만큼 용두교 입구를 이달 중순께부터 출입 통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단 출입을 막으면 쓰레기나 대소변 노상방뇨 행위가 일거에 해결된다는 뜻이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제주외항이다.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친수공간이라며 방파제 곳곳에 설치한 벤치 등도 방파제가 통제되면 무용지물이다. 관리 문제를 이유로 ‘통제’부터 생각하는 행정의 발상이 아쉬운 순간이다. 공원조성이 완료되는 2013년 전까지라도 임시화장실 등을 설치하고 청소 인력을 고정 배치할 순 없는지, 유연한 행정의 사고(思考)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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