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화장실 이야기
"수치스러워서…" 전동휠체어, 화장실 문도 닫을 수 없어(2011/10/18)
- 작성일2012/11/13 10:52
- 조회 918
해당 글의 작성 날짜 : 2011/10/18 15:53:52
중증장애인들의 교통편의를 위해 전동 휠체어와 전동 스쿠터가 널리 보급되고 있는 가운데, 기존의 편의시설 관련 법령이 현실과 동떨어져 장애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해 보는 기획보도, 첫 번째로 전동휠체어로 장애인 전용 화장실조차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현실을 취재했다.
◈ 화장실 앞에서 장애인은 여성도 남성도 아닌…장애인일 뿐
지체장애인 3급인 이덕순(51.여.가명)씨는 최근 심각한 요실금에 시달리고 있다.
전동 스쿠터를 4년째 타면서 이동은 편해졌지만, 기존 수동 휠체어보다 크기가 큰 스쿠터로는 관공서의 화장실에 들어가기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이 씨는 “외출할 때마다 친구들이 건네주는 음료수 하나 마음편이 먹을 수 없다”면서, “집에서는 모르고 있다가 바깥에서 화장실을 이용할 때면 내가 장애인이구나 느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 장애인 윤분향(54.여)씨는 도시철도에서 화장실을 이용했던 불쾌한 기억을 잊을 수 없다.
전동휠체어가 장애인 화장실 칸 안에 어렵사리 들어갔지만 문이 닫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씨는 "도시철도 모라역의 경우 오가는 사람도 많은데 문을 열어 둔채 볼일을 볼 수밖에 없어 수치스러웠다"면서 "이용객들이 화장실칸 안을 빤히 들여다보며 수근거렸지만, 꼼짝없이 그 시선을 견뎌야 했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공간의 크기만이 문제가 아니다.
부산의 유명 해수욕장인 해운대 · 광안리 · 송도 등에 설치된 장애인 화장실은 남·여 구분 없이 공용으로 만들어져 있다.
지난 여름, 장애인 친구들과 함께 해운대로 피서를 갔던 지체장애인 3급인 박대강(40)씨는 “여성 장애우와 해운대 관광소 옆의 화장실에 갔는데, 남녀 공용이라 당황스러웠다”며 “한국 사회에서 나는 남자도 여자도 아닌, 그저 장애인일 뿐”이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 현행 법규는 장애인 현실을 못 따라와
현행 법규상 장애인 화장실 크기는 가로 1.4m x 세로 1.8m로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 크기에 세면대 · 양변기 · 손잡이까지 모두 설치돼있다.
이는 수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의 규격에 맞췄기 때문에 0.9m∼1.3m 길이의 전동스쿠터가 들어가는 건 무리다.
2008년 개정된 에 따라 시청과 구청 · 주민센터 · 도시철도 등에는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장애인 화장실을 부랴부랴 만들었지만, 기존 수동휠체어를 기준으로 삼아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한 것이다.
여기다 예산부족의 이유로 장애인 전용화장실을 남녀 따로 설치하지 않고 공용으로 만들어 장애인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부분 관공서와 관광지의 장애인 전용 화장실은 청소도구가 널려 있는 창고로 변해버렸다.
부산시청 사회복지과의 한 관계자는 “장애인 화장실의 공간을 넓히기 위해 예산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오래된 주민센터는 건물을 새로 짓지 않는 이상 전동스쿠터가 들어갈 화장실을 만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지금 크기는 법규상으로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매년 부산지역에서만 천 여대의 전동휠체어와 스쿠터가 장애인들에게 보급되고 있어, 현실을 반영한 화장실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부산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시민촉진단’ 박만식 총괄팀장은 “1.4m x 1.8m인 기존의 법령에 얽매이지 말고, 다시 뜯어 고치는 일 없이 설계단계에서부터 2.5m x 2.5m의 넉넉한 규격으로 설계해 예산낭비도 줄이고 장애인들이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해 보는 기획보도, 첫 번째로 전동휠체어로 장애인 전용 화장실조차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현실을 취재했다.
◈ 화장실 앞에서 장애인은 여성도 남성도 아닌…장애인일 뿐
지체장애인 3급인 이덕순(51.여.가명)씨는 최근 심각한 요실금에 시달리고 있다.
전동 스쿠터를 4년째 타면서 이동은 편해졌지만, 기존 수동 휠체어보다 크기가 큰 스쿠터로는 관공서의 화장실에 들어가기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이 씨는 “외출할 때마다 친구들이 건네주는 음료수 하나 마음편이 먹을 수 없다”면서, “집에서는 모르고 있다가 바깥에서 화장실을 이용할 때면 내가 장애인이구나 느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 장애인 윤분향(54.여)씨는 도시철도에서 화장실을 이용했던 불쾌한 기억을 잊을 수 없다.
전동휠체어가 장애인 화장실 칸 안에 어렵사리 들어갔지만 문이 닫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씨는 "도시철도 모라역의 경우 오가는 사람도 많은데 문을 열어 둔채 볼일을 볼 수밖에 없어 수치스러웠다"면서 "이용객들이 화장실칸 안을 빤히 들여다보며 수근거렸지만, 꼼짝없이 그 시선을 견뎌야 했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공간의 크기만이 문제가 아니다.
부산의 유명 해수욕장인 해운대 · 광안리 · 송도 등에 설치된 장애인 화장실은 남·여 구분 없이 공용으로 만들어져 있다.
지난 여름, 장애인 친구들과 함께 해운대로 피서를 갔던 지체장애인 3급인 박대강(40)씨는 “여성 장애우와 해운대 관광소 옆의 화장실에 갔는데, 남녀 공용이라 당황스러웠다”며 “한국 사회에서 나는 남자도 여자도 아닌, 그저 장애인일 뿐”이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 현행 법규는 장애인 현실을 못 따라와
현행 법규상 장애인 화장실 크기는 가로 1.4m x 세로 1.8m로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 크기에 세면대 · 양변기 · 손잡이까지 모두 설치돼있다.
이는 수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의 규격에 맞췄기 때문에 0.9m∼1.3m 길이의 전동스쿠터가 들어가는 건 무리다.
2008년 개정된 에 따라 시청과 구청 · 주민센터 · 도시철도 등에는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장애인 화장실을 부랴부랴 만들었지만, 기존 수동휠체어를 기준으로 삼아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한 것이다.
여기다 예산부족의 이유로 장애인 전용화장실을 남녀 따로 설치하지 않고 공용으로 만들어 장애인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부분 관공서와 관광지의 장애인 전용 화장실은 청소도구가 널려 있는 창고로 변해버렸다.
부산시청 사회복지과의 한 관계자는 “장애인 화장실의 공간을 넓히기 위해 예산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오래된 주민센터는 건물을 새로 짓지 않는 이상 전동스쿠터가 들어갈 화장실을 만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지금 크기는 법규상으로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매년 부산지역에서만 천 여대의 전동휠체어와 스쿠터가 장애인들에게 보급되고 있어, 현실을 반영한 화장실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부산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시민촉진단’ 박만식 총괄팀장은 “1.4m x 1.8m인 기존의 법령에 얽매이지 말고, 다시 뜯어 고치는 일 없이 설계단계에서부터 2.5m x 2.5m의 넉넉한 규격으로 설계해 예산낭비도 줄이고 장애인들이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