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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A 칼럼 - 값진 체험(2011/05/25)
- 작성일2012/10/26 15:33
- 조회 654
해당 글의 작성 날짜 : 2011/05/25 10:28:48
값진 체험
칼럼리스트 정 관 영
집과 직장과의 거리가 가까워 걸어서 출퇴근을 하다가 오늘은 하루 일과를 생각하며 서둘러 운전대를 잡았다. 막 집을 나와 골목길을 빠져 나오려는 순간 우측골목에서 자동차가 튀어나와 내 차 앞쪽 옆부분 범퍼를 들이 박았다.
갑자기 당한 일이라 멍하고 아찔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느닷없이 내 차를 박은 걸 생각하니 어이가 없었다. 상대방의 부주의 때문에 생긴 일로 화가 치밀었다. 순간 거친 언사를 쏟아낼 것만 같아 마음을 가다듬으며 화를 억눌렀다. 마음을 가라 앉힌 후 차 창문을 내렸다.
“어디 다친 데는 없으세요?”
내가 화를 낼 줄 알았는데 반대로 상대방을 걱정하는 말을 하니 뜻밖이라는 듯 내 눈치를 살핀다. 하지만 서로 보험사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상대방은 자신이 잘못했는데 내가 따뜻하게 배려해 주어 고맙다고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사라졌다.
잠시 후 보험사 직원이 달려왔다.
몸은 다친데 없느냐고 걱정하며 사고차량을 살펴보더니 수리하는데 2~3일은 걸린다고 한다. 당장 차가 없으면 꼼짝할 수가 없는데 하필이면 이럴 때 사고라니 엎친데 덮친 격이다.
여기 저기 다녀야 할 곳이 많은데 큰일이었다.
골목에서의 교통사고는 10%내외의 차이는 있지만 십중팔구 쌍방과실이라고 한다.
차선도 없고, 신호등도 없을뿐더러 도로 폭 도 비슷하고, 과속도 입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교통사고의 사례, 법규 등을 들려주었다. 갑작스러운 접촉사고로 인해 여러 가지 손실은 입었지만 교통법규에 대한 새로운 것을 많이 알게 되었다.
자동차는 잘 쓰면 문명의 이기이지만 잘 못 쓰면 흉기라고 하지 않던가.
보험사 직원이 떠난 후에도 찌그러진 차내에 앉아 한참을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사고가 났을때 화를 참고 친절하게 대한 것이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울 때 일 수록 상대방을 배려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새삼스럽다.
어렴풋이 톨스토이가 한 말이 뇌리에 떠오른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이다.”라고 한 말이 실감 난다.
그렇다.
비록 어려운 일은 당했지만 서로를 생각하며 나 자신을 일깨우는 값진 경험이 아닌가.
상대방과 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 볼 수 있도록 진심으로 노력하자, 상대의 기분을 이해하는 순간 상대는 당신의 모든 말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연초록의 잎사귀들이 바람에 하늘거린다.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고 했던가. 다시 엑셀레이터를 힘차게 밟으며 아무 일도 없었던 듯 환하게 출근길에 올랐다. 아침 햇살이 밝게 차창으로 들어온다.
정관영(KTA화장실품질인증위원/충북학생교육문화원학생문화관리부장/기술서기관/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