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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쿠버의 이 아침에" 또 하나의 한류 수출(2007/04/18)
  • 작성일2012/10/2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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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의 작성 날짜 : 2007/04/18 20:50:43

 

 

 

 

88 서울 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을 거치면서 우리는 또 하나의 눈부신 발전을 한 게 있다. 바로 공중 화장실이다.

얼마 전, 오랜만에 귀국한 나는 경부고속도로의 한 휴게소 화장실에 들렀다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예상 밖의 청결한 내부와 휴지, 비누는 기본이고, 사용하는 동안 성능 좋은 오디오에서는 ‘모짜르트’가 흘러 나오고 은은하고 향긋한 방향제 냄새까지….

이를 이용하는 외국 단체 관광객들의 한결같은 밝은 표정들을 보며 나는 그렇게 기분 좋을 수가 없었다.과거 해외 출장 시 그곳 공중화장실에 상시 비치되어 있는 비누와 휴지만 보고도 그렇게 부러워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그 뿐인가? 지난 10여 년간, 우리나라는 화장실 자체뿐만 아니라 이와 연관된 기기 및 장비의 꾸준한 신소재 개발로 지금은 이 분야에서도 이미 세계 일류 수출국가가 된 것이다.

그 결과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우리의 선진 화장실 기기 및 장비의 수입은 물론 한국식 화장실을 ‘벤치마킹’ 하기로 했다 한다. 또 하나의 한류 수출 쾌거인 것이다

7.80년대, 외국인 여행객들이 우리나라에 관광을 오면 제일 불편해 했던 점 중 하나가 공중화장실 사용이었다. 뒷간 개념이던 당시 우리나라 화장실, 휴지, 비누는커녕(비치하는 대로 없어 졌다) 고약한 냄새와 사용자들의 무질서로 인하여 외국인들은 사용 후 하나같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었다.

오죽하면 여행사 관광 안내원들이 숙소 출발 전,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 관광객들에게 충분히 볼일을 보고 오라 하고 식사 중 이뇨제가 될만한 커피나 음료수를 되도록 마시지 말라고 까지 했겠는가? 여행하며 그들이 겪을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웃지 못할 방편이었던 것이다.

오늘날 중국이나 동남 아시아, 아프리카 등 후진국을 여행한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 금방 이해가 갈 것이다. 과거 우리가 그랬었다.

그리고 7,80년대, 유독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던 국제선 항공기내의 화장실은 항상 불결하여 승무원들이 곤혹스러워 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기억이 난다.

여행경험 부족으로 인한 서투른 기내 공중 화장실 사용요령과 다음 사용자에 대한 배려에 별 관심들을 안 가지던 시절이었기 때문이었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로서 지금 와 생각하니 격세지감이 든다.

여러 사람이 같이 쓰는 공중화장실,
시설만 좋으면 뭣 하겠는가? 사용자 각자가 잘 사용해야 할 것을…

하찮은 일 같지만 모든 분야에서 세계일류가 되려면 이러한 세심한 배려 또한 필요한 것이다.

이곳 캐나다에서 살며, 각 나라 식당을 다녀 보면 겉은 번지르르 한데 유독 화장실이 불결한 나라 식당들이 있다.

그들 모두에게 청결하고 아름다운(!) 우리나라 공중화장실을 한번씩 보고오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