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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청소(2006/09/29)
  • 작성일2012/10/26 11:12
  • 조회 591
해당 글의 작성 날짜 : 2006/09/29 05:29:28

 

 

 

 

 

얼마 전 할리우드의 톱스타인 멜 깁슨은 음주운전으로 체포돼 알콜중독 재활센터에 수용됐다.

알콜중독 치료를 받고 있는 그가 이곳에서 첫 번째로 하는 일은 화장실 변기를 닦는 일이라고 한다.

일종의 징벌인 셈이다.

인도의 간디는 자신이 사랑하는 제자에게 화장실 청소를 시켰다고 한다.

아무도 돌보기 꺼리는 곳을 살피고,작은 것도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것을 화장실 청소를 통해 가르치려 했던 것이다.

우리에게 화장실 청소하면 학창시절이 떠오른다.

말썽을 피웠거나,숙제를 안 했거나,친구와 싸웠거나,선생님 말씀을 잘 따르지 않으면 으레 방과 후에 남아 해야 했던 일이 화장실 청소였다.

학교는 훈육의 일환으로 체벌 대신 가장 지저분한 곳의 청소를 택한 것이다.

과거 재래식 화장실은 냄새도 그렇지만 파리들이 들끓어 청소하는 동안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화장실과 그 주변은 한창 호기심이 많은 사춘기 아이들의 수다장소이면서 놀이터이기도 했다.

그러나 남학생들에게는 단골 끽연장소이기도 해서 선생님에게 발각되면 곧바로 대자루를 들고 청소를 하는 벌을 받기도 했다.

교육 목적이라고는 하지만 징벌의 수단이 강한 화장실 봉사가 없어진다는 소식이다.

교육부가 '깨끗한 학교만들기'사업의 하나로 청소용역비를 지원키로 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초등학교,후년에는 중·고등학교로까지 확대 실시된다.

학생인권 차원에서 환영일색이나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싸웠던 친구와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 코를 쥐어잡고 화해를 했던 추억이 그리워서다.

화장실 청소는 위생이 관건이다.

전문적인 청소대행 업체에 맡겨 위생은 물론이고 산뜻한 분위기까지 만들어 내야 한다.

아무나 빗자루 질을 하고 닦는다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해마다 '세계화장실대회(World Toilet Summit)'가 열리면서 화장실을 문화공간으로 만드는 방안을 토론하고 화장실 기기 신제품들을 선보이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네 학교 화장실이 어떤 모습의 공간으로 탄생할지 궁금해진다.

박영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