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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화장실(2006/09/05)
  • 작성일2012/10/26 11:11
  • 조회 592
해당 글의 작성 날짜 : 2006/09/05 05:11:48

 

 

 

 

 

직장을 잃음으로써 받게 되는 충격은 여성에 비해 남성이 훨씬 크다고 한다. 여성에게 실업은 단지 직장을 잃는 것이지만 남성에게는 '지위'까지 잃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실업 이후 남성과 여성의 삶은 매우 달라진다. 이를 테면 지위가 낮은 남성은 신랑감으로도 점수가 낮아져 혼인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미 결혼을 했다 하더라도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아내가 남편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부부의 경우 이혼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한 남편은 또 자기 자식들이 진짜 자기 자식이 아닐 위험성도 더 높아진다. 미국에선 지위가 더 높은 남성들 가운데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자기 자식으로 알고 키우는 아버지의 비율은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실직자나 가난한 남성들 사이에서는 이 비율이 30%까지 치솟는다.

남성들의 실업은 가정폭력의 위험성도 높게 한다. 가정폭력은 흔히 남성의 성적 질투심에서 비롯되는데 낮은 지위가 질투심을 강하게 유발하는 잠재적인 요인이 되는 것이다. 또 지위의 추락은 남성의 건강과 장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사실 갑자기 실직하면 건강을 해쳐 오래 살지 못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남성들이다. 남성들은 또 미래가 불길해 보이면 위험을 무릅쓸 가능성이 더욱 커지는데 여성들은 그렇지 않다. 직장을 잃은 남성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많은 것도 이러한 남성의 특성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진화론을 연구하는 헬레나 크로닌 런던 경제대학 교수는 이같은 사실을 거론하면서 대학과 직장, 정치와 스포츠, 자녀 돌보기 등 모든 곳에서 남성과 여성이 50 대 50으로 평등하기를 기대하는 현실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 여성이 동등하게 등장하지 않으면 그것을 곧 성차별이라고 여기는데 그것이 문제라는 거다.

우리나라는 지금도 고속도로 휴게소나 공연장ㆍ경기장 등 사람들이 붐비는 장소의 여장 화장실 앞에는 여성들이 안절부절 못하며 길게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대부분 여성의 용변 시간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긴 특성을 무시한 채 변기를 남성용ㆍ여성용 모두 1대 1의 비율로 설치했기 때문이다.

기계적인 50 대 50의 배분이 아니라 남녀의 차이를 반영하는 정책이 공평한 정책이다. 다행히 정부가 새로 짓는 공공건물의 여성 화장실의 변기 수를 소변기를 포함한 남성용 변기 수보다 1.5배 이상 설치하도록 의무화했다. 성을 무시한 사회정책은 정의롭지도 않고 오히려 더 불공평하다는 헬레나의 주장, 정책입안자들이 앞으로 참고해야 할 것 같다.

정유철